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지난 1월 17일 국내에 발생된지 3개월이 가까워오고 있지만 아직도 발생 소식이 들려오면서 농가들의 마음을 졸이고 있다. 기온이 올라가면 혹여 조류인플루엔자(AI)가 사라질까 기대감을 가져보지만 최근 북한과 일본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발생이 확인되면서 불안한 마음은 더욱 농가들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되면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양계농가를 대신해 죄송한 맘 금할 길 없다. 하지만 철새에 의한 감염에 무게를 두면서 발생 확산이 마치 농가들의 책임인양 몰고 가는 분위기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물론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기 위해 불철주야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근무에 열중하는 공무원들의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인한 최대한의 피해자는 결국 농가일 수밖에 없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 수많은 발생보도 등으로 인해 소비가 감소하고, 매몰처분과 이동제한을 당하는 농가들은 초조함과 막막한 생계로 인해 몇 일 밤을 뜬 눈으로 보내야만 한다.
금년은 사상 처음으로 가금 매몰처분 수가 역대 가장 많은 1,200만수를 넘어서면서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을 안겨주고 있다.
금년부터 도입된 스텐스틸(일시이동중지)이 2차례 발효되었고, 같은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세 번 발생하면 ‘삼진아웃제’로 보상이 단계적으로 줄어들며 방역시설 미비나 외국인 근로자 미신고시 보상금액을 낮게 책정하는 등의 정책이 과연 조류인플루엔자(AI)를 막는데 효과가 있었는지는 신중히 생각해 볼 문제라고 본다.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언론은 사건이 발생하면 모든 언론매체가 경쟁을 하듯 보도하며 산업을 최악으로 몰고 간다. 관련업계에서 보도 자제요청을 하면 이후 보도가 잠잠해지지만 모든 상황은 어려움에 처한 이후이기 때문에 ‘사후약방문’이 되기 일쑤다. 우리나라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지로부터 오염지역(500m)의 농가는 무조건 매몰처분 시키고, 상황에 따라 위험지역(3km)도 매몰처분이 진행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매몰 장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 소비자들은 닭과 계란을 꺼리게 된다. “70℃에서 30분, 75℃에서 15분 끓여먹으면 괜찮다.”는 내용 또한 소비를 저하시킨다. AI에 걸린 닭이나 계란이 시중에 유통될 수 없음에도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소개되어 오히려 악영향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내용을 보도하지 말고 닭과 계란은 시중에 전혀 유통될 수 없음을 강조하는 편이 낫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발생농장만 살처분하고 발생사실보도와 방역하는 장면 등을 내보내면서 사회적으로 이슈를 만들지 않는다.
이처럼 언론의 지나친 관심은 업계를 두 번 울린다. 최근 ‘암탉도 놀랄 계란값… 10월까지 고공행진할 듯’, ‘AI 여파로 계란 품귀현상에 따른 난가상승’ 보도 등이 자주 등장한다. 농가들의 고통은 뒤로한 채 마치 농가들이 호황을 누리는 것처럼 비춰지기 때문이다. 난가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이동제한, 매몰작업 등으로 수급의 불균형이 나타난데 원인을 찾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입식수수가 과잉이기 때문에 최근 가격이 다시 하락하는 등 어려움이 찾아오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는 국가적인 재난이다. 이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이대로 발생이 되지 않는다면 3개월 후에는 우리도 청정국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에 발생되었던 상황을 면밀히 검토, 발생원을 찾아 더 이상 국내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할 것이며, 발생한다 하더라도 산업계는 물론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