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은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올해 여객선을 통해 운송된 전기차가 지난해 대비 약 28.4%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조사 기간 (5.13~19) 중 여객선으로 운송된 전기차는 1,591 대로 지난해 조사 기간 (7.17~23) 중 운송된 1,239 대보다 약 28.4%(352 대 )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또한, 선박을 통한 전기차 수출입 물동량도 2019년 4.3만 톤에서 2023년 25.3만 톤으로 5년 만에 6배 증가했다. 이와 함께 리튬배터리 물동량도 같은 기간 31.5만 톤에서 79만 톤으로 증가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전기차 54만 대가 보급되었으며, 이에 따라 전기차와 리튬배터리의 해상 운송 물동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선박에 리튬배터리 화재 전용 소화기를 비치하는 것에 대한 규정은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당국은 국내외적으로 전기차 화재 진압을 위한 소화기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현재로서는 선박에 해당 소화기가 비치되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화재는 일반 차량 화재와 달리 불길이 양옆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모든 배터리가 전소할 때까지 화재가 지속되는 위험성을 가진다. 전문가들은 해상 선박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기차를 운송하는 여객선의 주요 항로는 6개의 권역별로 나뉘어 17개의 항로로 구성되어 있다. 목포권역에는 6개의 항로가 있으며, 인천권역에는 3개의 항로, 완도와 제주권역은 각각 2개의 항로, 경남, 여수, 충남, 포항은 각각 1개의 항로로 전기차를 운송하고 있다. 이 중 제주권역의 여수-제주 항로는 5시간 10분이 소요되어, 17개의 항로 중 가장 긴 시간 동안 전기차를 싣고 운항하는 항로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자동차운반선에서 전기차 화재가 2건 발생했으며, 리튬배터리를 운송하는 컨테이너 및 화물선, 디젤-전기로 운용되는 전기추진선에서도 유사한 화재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정희용 의원은 “최근 지하주차장에서의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8시간이 소요되었는데, 해상에서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전기차 화재 대응 장비를 각 선박에 보급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제도를 정비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