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양말을 신거나 신발 끈을 묶는 사소한 동작에서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보기 어렵다. 허리를 굽히는 순간 찌릿한 통증이 밀려오고, 잠시만 자세를 유지해도 허리 아래로 당기는 불편감이 지속된다면, 이는 허리디스크의 초기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동작은 디스크에 직접적인 압력이 가해지는 구조적 특성을 지닌다. 척추 사이의 추간판은 동작에 따라 앞쪽이나 뒤쪽으로 압박을 받는데, 허리를 숙일 때는 특히 추간판 앞쪽이 눌리며 내부 수핵이 뒤로 밀려나는 힘이 커진다. 이로 인해 추간판이 돌출되거나 신경을 압박하게 되면, 통증은 허리에 국한되지 않고 엉덩이나 다리까지 번질 수 있다.

기존에는 노년층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생활 습관 변화로 인해 젊은 층에서도 흔하게 진단되고 있다.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생활방식, 운동 부족, 잘못된 자세 습관 등이 반복되면서 젊은 층에서도 허리디스크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앉은 자세는 척추에 체중보다 더 큰 하중을 가하고, 오래 유지될 경우 디스크에 반복적인 압력이 가해지며 손상이 누적된다.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위치한 추간판이 제자리를 벗어나 돌출되면서, 인접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척추를 지지하고 있는 디스크가 탈출하거나 변형되면, 허리통증뿐 아니라 다리 저림, 감각 이상, 근력 약화 등 다양한 신경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허리를 굽히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통증이 반복되고, 한쪽 다리로 뻗어나가는 방사통이 동반된다면 디스크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주요 신호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모든 허리통증이 디스크 돌출 정도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추간공’이 좁아진 상태, 즉 추간공 협착이 동반된 경우, 디스크 돌출이 크지 않아도 더 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구조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에는 단순한 디스크 절제만으로는 통증이 개선되지 않거나, 재발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박경우 원장은 “추간공은 척추 뼈 사이에서 신경이 빠져나오는 통로로, 이 공간이 좁아지면 디스크가 크지 않더라도 신경 압박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의 탄력이 줄고 주변 조직이 퇴행하면, 추간공이 자연스럽게 좁아지며 허리디스크 증상과 유사한 통증이 나타난다. 이때 단순히 디스크만 제거하거나 건드리는 방식은 통증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압박 원인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런 경우 고려할 수 있는 치료법이 바로 추간공확장술이다”고 전했다.

이어 “추간공확장술은 말 그대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추간공을 넓혀주는 시술이다. 디스크 자체를 직접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추간공의 후방부 공간을 넓혀 신경이 눌리지 않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공간을 확보하면 디스크에 추가적인 손상을 가하지 않으면서도, 돌출된 디스크가 자연 흡수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염증 유발 물질의 배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단순한 공간 확보를 넘어 생화학적 염증 반응까지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전했다.

박경우 원장은 “시술은 부분마취로 진행되며 시술 시간이 20분 내외로 길지 않아, 고령이거나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도 적용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해당 치료법이 적합한 것은 아니므로, 증상 양상과 영상 소견, 신경 압박의 위치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판단을 거쳐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허리디스크는 조기에 발견하고,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적절히 대응하면 충분히 회복 가능하다. 양말 하나 신으려다 느끼는 허리 통증이 단순한 피로인지, 구조적 문제가 시작된 것인지는 일상 속에서 스스로 감지할 수 있다. 통증이 반복된다면 미루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통해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