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라 질병을 옮기는 유해 곤충이 증가하고, 활동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박병홍)은 해충의 활동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가축이 곤충 매개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모기는 바이러스나 균을 옮기는 대표적인 매개곤충으로 덥고 습한 날씨에 많이 발생한다. 모기는 소에 유행열과 아까바네 바이러스를 옮긴다. 소가 질병에 감염되면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치료할 방법이 없고, 임신우의 유산이나 사산, 조산을 유발해 농가 생산성이 저하된다.
4월 초 국내에서 발생이 확인된 ‘작은빨간집모기’는 돼지와 말에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임신돼지가 감염될 경우 유·사산 발생 위험이 높아지며, 말의 경우 마비 같은 신경계 기능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모기 매개 질병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접종은 되도록 모기 발생 전(4~5월)에 하고, 접종할 때는 1마리 1침 원칙을 준수해 주사기를 통해 질병이 전파되지 않도록 한다. 또한 축사 주변의 웅덩이를 메우고, 축사 청소와 소독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모기 발생을 최소화한다.
우리나라 산과 들에 많이 서식하는 진드기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다가 가축을 물어 타일레리아, 바베시아, 아나플라스마 같은 병원균을 감염시킨다.
소가 진드기 매개 질병에 걸리면 고열, 빈혈, 황달 증상이 나타나며, 체중 증가율이 급격하게 감소해 심한 경우 폐사에 이르기도 한다.
소를 방목하기 전 외부 기생충 구제제를 투여하거나 살포하면 질병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방목 전 외부 기생충 구제를 하지 않은 그룹은 방목 후 타일레리아 감염율이 11.7% 증가했지만, 외부 기생충 구제를 실시한 그룹은 방목 후 감염율이 1.9% 증가에 그쳤다.
외부 기생충 구제제를 사용할 때는 용법 및 용량, 휴약 기간을 준수해야 하며, 궁금한 사항은 꼭 진료 담당 수의사에게 문의한다.
한우를 키우는 최수현 농장주(전라북도 정읍시)는 “축사 주변에 외부 기생충이 서식하지 못하도록 환경 관리를 철저히 해 질병으로부터 가축을 지키겠다.”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허태영 가축질병방역과장은 “진드기, 파리, 모기 같은 유해 곤충을 구제, 예방하지 않으면 가축의 생산성이 심각하게 떨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예방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