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의원연구단체 ‘동북아평화공존포럼’은 3일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트럼프 2.0시대 한반도평화전략’ 주제로 제4차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포럼 대표인 정동영 의원, 주호영 국회부의장, 공동 주최한 김문수 의원과 양부남 의원, 이정헌 의원, 정진욱 의원, 이병진 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는 트럼프 2기 시대를 맞아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 등 국제정세의 급변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좌장으로, 김기정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이 발제를 맡고, 김희교 광운대 교수, 김현철 서울대 교수, 최재덕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가 토론을 맡아 트럼프 2기 시대에 동북아 지정학의 중심인 한반도 평화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정동영 의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코앞에 두고 아직도 바이든 정부 시기의 가치동맹전략에 관성적으로 편승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러우 전쟁을 끝내겠다고 하는데도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을 만지작거리고 있고, 트럼프 당선자측에서 조기 북미 회담 추진 얘기가 나오는데도 무대책이어서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외톨이가 될 처지”라고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비판하였다. 또한 “트럼프 당선자의 대외정책은 바이든 정부의 가치동맹전략을 폐기하고 철저하게 힘에 의한 질서, 보호주의, 고립주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전면화될 것 ”이라며 “우리도 최우선적인 국익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한반도 평화공존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 현재의 안보외교라인의 전면쇄신이 트럼프 2기 시대를 맞는 한국 외교안보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하였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외교정책의 큰 변화가 있는만큼 이에 맞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지정학적·지경학적 전략을 신속히 수립해야 할 것”이라며, “북핵 문제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최대 안보 위기이자 국제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이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경제적 실익과 현실적 타협을 중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협상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였다.
공동주최한 김문수 의원은 축사에서 “미국 우선 대외정책 기조하에 자국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추구할 것”이라며, 반면 “지난 30년 간 모색해왔던 워싱턴을 통한 활로 모색을 포기한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과의 협력을 통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렇듯 미국과 북한의 변화에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경색된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거나 냉전체제를 강화시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동북아평화공존포럼 간사인 위성락 의원은 축사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한반도에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도전적인 과제를 안겨줄 것”이며 “이러한 격변의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익 우선의 실용외교”라 역설하고 “미국 우선 대외정책이라는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여 우리 외교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정착, 한반도 통일 추구라는 우리의 고유한 과제 해결을 위해서는 트럼프 시대에 적절한 방식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협력을 발전시키되, 동시에 북·중·러와의 관계도 전략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기정 교수는 “국제 자유무역 질서가 흔들리고 국제적으로 보편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미국의 리더십 쇠퇴의 서막은 2016년 트럼프 1기였고, 트럼프 2기는 이러한 변동추세를 가속화 할 것”이라며 “러우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향후 발생할 수 많은 전쟁들의 서막이라고 진단했다.” 이어서 “트럼프 2기 시대의 한반도는 동맹유지 비용이 증가할 것이며, 북미수교로 가는 길과 현상유지 혹은 대립질서가 굳어지는 두 가지 경로가 열려있다”고 보았다. 또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하지 못한 요인으로 국제정치적 요소, 한반도 관리전략 문제, 남남갈등이라는 사회적 공감대 문제” 등 세가지 요인을 분석하고 트럼프 2기를 맞아 한반도 평화구상으로 “남북 대화채널이 닫혀 있을 때 외교가 작동해야 한다.”면서 “윤석열 정권은 적절한 주체가 되지 못하며, 한반도 평화 없이 동북아 지역 평화는 불가능하다는 철학적 전제 아래 국회가 평화 공공외교를 개시해야 한다.”는 것으로 발제를 마무리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희교 교수는 “트럼프 2기 대중 전략은 관세를 중심으로 경제전쟁으로 집중될 것이나 부작용으로 인해 장기적 지속가능성이 떨어질 것이며,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비현실적인 비핵화보다 평화체제 구축 전략을 우선할 가능성이 높으나 비핵화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중국은 북·중·러 동맹체제는 적극적으로 피하고 북·중, 중·러 양 관계 심화를 추진할 것이며, 남한과는 공적외교와 별도로 장기적 우호관계 형성을 구축하기 위한 공공외교와 민간외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김현철 교수는 “일본의 2012년 체제의 특징을 신우파(뉴라이트), 역사 수정주의, 인도태평양전략”으로 규정하고 이에 맞춰 “윤석열 정부는 인태전략 수용과 한미일 3각 연대 형성, 대일 굴종외교, 탈중국 선언으로 호응해왔다”고 정리하였다. 하지만 “트럼프 2기를 맞아 일본은 글로벌 사우스 등과의 협력으로 글로벌 헤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최재덕 교수는 “한국은 비우호적인 전략환경에서도 중국·러시아와 양자 관계가 악화하지 않도록, 강대국의 부정적인 압력이 상승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며, 러시아의 부정적인 압력이 한반도에 투사되면 북한이 더 힘을 얻어 대담한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보았다.
좌장을 맡은 이종석 전 장관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지만 윤석열 정부는 위기관리 능력이 없다.”며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반대하는 트럼프 2기 정부의 북미대화 추진을 준비해야 하며 국회가 나서 평화를 위한 공공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칠 것‘을 당부하며 토론회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