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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삼성생명의 ‘꼼수’, 금융지주로 가는 교두보될까?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선언한 순간, 금융권에선 웅성웅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건 그냥 주가 방어용이다’라는 해석과 ‘아니지, 이건 금융지주로 가기 위한 빅픽쳐야’라는 분석이 팽팽하게 맞선다. 단순히 삼성화재의 주가를 띄우려는 움직임이라 보기엔 너무도 절묘한 타이밍. 과연 이번 수(手)는 의도된 한 수일까, 아니면 정말 ‘우연히’ 찾아온 기회일까?

 

"어쩔 수 없었다고요?" 삼성생명의 선택, 다른 길도 있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지분을 14.98% 들고 있다. 그런데 삼성화재가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면, 이 비율이 17.8%까지 자동으로 올라간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보험업법상 다른 보험사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삼성생명은 “이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그런데 정말일까? 사실 선택지는 하나 더 있었다. 지분율이 15%를 넘지 않도록 삼성화재 주식을 조금 팔면 된다. 그런데도 굳이 금융위 승인 절차를 밟아가며 자회사로 편입하려 한다? 이걸 단순한 ‘주주가치 제고’로만 보긴 어렵다. 마치 장기판에서 일부러 말을 희생시키며 더 큰 판을 노리는 수처럼 보인다.

 

삼성의 지배구조를 보면 한 가지 약점이 눈에 띈다. 현재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회장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진다. 그런데 금융회사가 비금융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는 규제에 늘 걸림돌이 되어왔다. 여기에다 국회에서는 ‘삼성생명법’ 개정 움직임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만약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취득가액’이 아니라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이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 비은행 금융지주사의 지분 정리에 대한 유예기간이 최대 7년까지 주어진다. 즉,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가 되면 삼성전자 지분을 당장 팔 필요가 없어진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 전환설’이 다시 고개를 드는 이유다.

 

그러나, 쉽지 않은 길… ‘삼성 특혜’ 논란은 피할 수 있을까?

 

하지만 금융지주사 전환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금융위원회는 과거에도 삼성생명의 금융지주 전환이 보험계약자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치권도 삼성에 유리한 규제 완화에 선뜻 찬성표를 던지긴 어려운 분위기다.

 

또한, 이재용 회장의 부당합병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괜히 논란을 불러일으켜 ‘삼성 특혜’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건 그룹 차원에서도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일 것이다.

 

삼성생명의 이번 결정이 단순히 삼성화재의 주가를 올리려는 것이라면, 금융권은 이렇게까지 들썩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 주주친화 정책 그 이상의 이야기다. 금융지주사 전환이든,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초석이든, 삼성은 확실히 ‘다음 수’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이 수가 성공할 것이냐, 아니면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견제에 가로막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냐는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삼성은 ‘가만히 있는 법’이 없다는 것. 이번 한 수가 묘수가 될지, 아니면 판을 엎어버릴 실수가 될지, 우리는 곧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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