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사육부터 판매까지 _꿈 이루기 위해 30년간 노력
남해는 4면이 한려수도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바다로 둘러싸여 경치가 아름다운 섬인 동시에 한우로도 유명하다.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예쁜 농장이 자리 잡고 있다.
지형으로 보아 멋지고 근사한 펜션이 있을 법한 곳에 농장이 자리를 잡고 있다. 소를 키우는 농장에도 불구하고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놓은 조경 때문인지 눈에 거슬림이 없다. 더욱 놀라운 것은 농장 한울타리 안에 맛있는 한우고기를 파는 식당이 함께 있다.
한우 농장과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 하세길 사장(남해군 이동면)은 소를 잘 키우기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더욱이 자기가 키운 소를 전량 자신의 식당에서 판매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실제로 생산자들이 모여 농업법인을 만들어 생산과 판매를 함께하는 사례는 많이 있지만, 개인 혼자서 생산과 판매를 완벽하게 실현한 사례는 보기 힘들다.
토지가 없어 농사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작은 배로 고기를 잡던 그는 배를 팔아 81년 소 한 마리로 한우 사육을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해 여러 가축을 사육하던 하 사장은 한우에 집중하여 사육 규모를 200두까지 늘려 89년도에는 농업인 후계자 전국 대상과 함께 산업포장까지 받았다. 하지만 한우값이 내려가 한때는 사육두수를 줄이고 남해 읍내에 정육점을 내기도 했다. 사육과 판매까지 하면서 30년 전 지금의 자리에 멋진 농장과 식당까지 운영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
고객 입맛 맞추기 위해 미경산 암소로 전환
한우 사육과 정육점만 운영할 때는 고기만 팔면 그만이지만 지금은 손님이 계산을 마치고 문턱을 넘기 전에 고기 맛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하므로 한우 사육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됐다. 번식부터 사육에 이르기까지 일관 번식을 하던 하 사장은 미경산 한우로 사육 체계를 바꾸고 고기 맛에 심혈을 기울인다.
150두 규모의 농장에서 사육되는 한우는 내장을 제외한 모든 부위를 본인의 식당에서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으며 남해를 포함한 외부에서 오는 관광객들로부터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
한우사육 30년의 베테랑인 그는 “어떤 송아지를 구입하면 얼마까지 크고, 몇 등급이 나올지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입식부터 출하까지 체계적이고 세심한 관리가 없이는 일관된 맛과 등급을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 라고 말한다. 그의 사육 노하우를 살펴보면 첫째, 송아지는 체고가 크고 제일 좋은 것을 선택하여 생후 30개월이면 750~800 kg 이상 키운다.
둘째, 조사료와 함께 출하 때까지 생균제를 먹인다. 생균제는 소화 기능을 좋게 하며 변 상태를 보면 소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 특히, 출하를 앞둔 숙성기에 우성 한우마루 숙성을 급여하면 우윳빛 지방색과 최상의 고기를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미경산 암소 평균 30개월 출하로 1등급 출현율 100% , 1+이상 60%, 평균 도체중 448kg으로 매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사육과 식당 성공 위해 환경에 최우선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농장을 둘러보는 경우가 빈번하다. 취재 중에도 소들이 놀라지 않는 것을 보면 낯선 사람들이 오가는 것에 익숙해진 모양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냄새인데 암모니아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그 비결로는 첫째, 환기다. 30년 전에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농장 자리를 잡았다. 환기는 소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준다. 다음으로는 바닥 관리다. 좋은 냄새가 나도록 소나무 톱밥을 사용한다. 입자가 작은 싼 톱밥을 사용했다가 호흡기로 들어가 급성폐렴으로 소가 죽은 뒤로는 톱밥 선택이 신중해 졌다고 한다. 식당 운영으로 바쁜 중에도 하루 5번 이상은 농장을 둘러본다는 하 사장의 한우 사랑은 남다르다.
하세길 사장은 식당 운영으로 바쁘지만 하루 5번 이상은 농장을 살펴본다.
자신의 꿈을 위해 30년 전 밑그림을 그리고 준비하며 이룬 농장, 근사한 집을 짓고 푸르고 잔잔한 바다를 조망하며 살아도 부족함이 없는 곳을 소들에게 내어주고 묵묵히 한우 곁을 지키는 그는 대한민국 한우인 모두가 꿈꾸는 한우리더 K-Farm의 아름다운 참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