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수면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성분을 함유한 수면 보조제 시장이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Verif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오는 2030년 멜라토닌 약물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4조7천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해가 지고 저녁이 되면 망막을 통해 뇌로 신호가 전달되어 송과체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하는데, 일반적으로 밤 10시쯤에 급상승해 새벽 2~3시에 가장 많이 분비되기 시작한다.

멜라토닌은 1차로 뇌척수액을 통해 뇌로 이동하며 2차로 혈액을 통해 온몸으로 퍼져 인체를 회복시킨다. 특히 친유성과 친수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멜라토닌은 체내 모든 장기와 세포의 벽을 통과하며 몸 전체에 빠르게 퍼져 500개의 유전자를 제어하고 심장, 혈관, 간, 폐, 피부 등 대부분의 기관을 치유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체내 멜라토닌 생성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50대 이후에는 젊은 시절 분비량의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중장년 이후 잠이 줄고 자주 깨며 새벽잠이 없어지는 것도 멜라토닌의 분비량 감소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50대 이후 수면시간, 수면의 질 등이 떨어졌다면 멜라토닌을 보충하는 것이 수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 합성 멜라토닌은 전문의약품으로 처방전이 있어야만 구매를 할 수 있으나, 최근 식물 성분에서 추출한 ‘식물성 멜라토닌’이 개발 및 출시되면서 온라인에서도 멜라토닌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시판 중인 식물성 멜라토닌 영양제 중에는 토마토를 비롯해 피스타치오, 포도, 타트체리 등에서 유래한 가짜 식물성 멜라토닌 원료를 사용한 제품들도 많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가짜 식물성 멜라토닌 원료를 사용한 영양제가 유통될 수 있는 것은 많은 해외 원료사들이 합성 멜라토닌을 식물성 멜라토닌으로 속이는 ‘원료 사기’ 행위를 일삼기 때문이다. 원료사들은 원료 검사 시에는 식물성 멜라토닌으로 성적서를 받고 수출할 땐 합성 멜라토닌을 보내거나 성적서 자체를 위조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실제로 최근 A사가 바이오기반 함량 측정실험실 기관인 Beta Analytic에 ‘미국산 토마토 유래 식물성 멜라토닌’ 원료를 검사한 결과, 식물성 멜라토닌이 아닌 합성 멜라토닌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원료사의 성적 진위 여부 의뢰 결과에서도 성적서 내 Beta NO, 결과값, 시료사진 등이 모두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원료로 만든 제품들이 네이버, 쿠팡에 상위에 랭크되어 판매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원료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합성 멜라토닌은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둘째 치고 독성에 관한 논문들이 많아 반드시 정확히 확인해서 구매해야 한다. 진짜 식물성 멜라토닌 영양제와 가짜 식물성 멜라토닌 영양제를 구분하기 위해선 원료 제조사가 아닌 완제품 제조사의 ‘식물성 멜라토닌 확인성적서’와 ‘보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조사 확인성적서는 제품의 온라인 설명페이지 등에 나와있는 제품의 제조사(완제품 제조사) 명의로 원료를 가지고 검사한 후, 그 원료를 가지고 생산을 하고 제조사가 보증까지 해서 책임을 진다는 것을 나타내며, 이에 확인성적서가 있다면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