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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하나금융, 함영주 회장 '채용비리' 의혹 쯤이야 설마했다가 큰코 다칠까 걱정~

2심 유죄 판결... 대법원 판결만 남아 유죄 판결이면 즉시 회장직 하차하고 금융 신뢰까지 흔들

 

채용비리 사건으로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하나금융그룹은 함영주 회장의 연임을 밀어 붙였다.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풍전등화' 상황의 함 회장에게 하나금융은 연임을 허용했을 뿐 아니라 내부 규정까지 바꿔가며 ‘임기 3년 보장’이라는 보상을 안겼다. 실적이라는 구실 뒤에 숨은 이 결정은 과연 금융회사의 책임 있는 선택이었을까?

 

지난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함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다. 함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8년 3월까지 이다. 이에 앞서 하나금융 이사회는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해, 오랜 전통이던 ‘70세룰’을 완화했다. 기존에는 사내이사가 만 70세가 되는 해의 정기주총까지만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개정으로 인해 함 회장이 1년 이상 수혜를 보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 사안을 의식한 듯, “함 회장의 품성과 특성을 비춰보면, 혹여 도전하게 되면 본인에 대해서는 자기 규정 적용을 안 받겠다고 하실 분”이라며, 정년 완화의 예외 적용을 스스로 거부하리란 기대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함 회장은 자진 사퇴는 커녕, 내부 규정을 스스로에게 유리하게 고치면서까지 연임을 강행 한 것이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이 함 회장의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태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이던 2015~2016년, KB국민은행 고위 인사의 아들이 하나은행 공채에 지원했다는 말을 듣고 인사부에 “잘 봐달라”고 지시한 혐의로 2018년 기소됐다. 또 인사부에 남녀 합격자 비율을 4대 1로 맞추라는 지시를 내린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1심에서는 무죄를 받았지만, 2심에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대법원의 판단만 남아 있으며,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라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임원 자격을 잃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의 연임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하나금융 전체를 리스크의 중심으로 몰아넣는 결정이다.

 

채용비리 혐의에 연루된 금융사 CEO가 책임진 사례

 

사례 1) 우리은행 이광구 전 행장 스스로 사퇴 :

우리은행 이광구 전 행장은 2015~2017년 사이, 국가정보원 간부와 그룹 고위층 인사들의 자녀를 부정 채용하라는 청탁을 받고, 인사부에 면접 점수 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7년 수사가 본격화되자 스스로 행장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재판을 통해 2021년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 실형이 확정됐다.


사례 2)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 즉시 사퇴 :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2013년 하나은행 공채에서 대학 동기의 아들을 추천한 사실이 2018년 국정감사에서 알려지자, 기소조차 되지 않았음에도 도의적 책임을 지고 즉시 사퇴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하나은행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공정 채용이라는 원칙 앞에선 실적이나 자리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함 회장의 '채용비리' 사건 대법원 변호인단 비용까지도 논란

 

소송 비용 역시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하나은행과 함 회장은 공동 피고인이고, 거물급 변호인을 대거 선임한 만큼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나금융 측은 “소송 위임 계약은 개인과 법인이 각각 별도로 체결했다”고 해명했지만, 실제 비용 부담 구조는 공개되지 않았다. 만약 하나은행이 개인 소송을 사실상 대납했다면,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가 제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무죄 추정 원칙은 재판정에서 존중돼야 하지만, 금융그룹 최고경영자가 지켜야 할 책임감과 윤리는 그보다 더 엄격해야 한다. 채용비리라는 중대한 문제를 앞에 두고 하나금융이 택한 선택은 실적이라는 명분 아래 원칙과 기준을 허물며 함 회장을 지켜주는 구조적 타협이었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하나금융은 단순한 회장 공석을 넘어서 스스로 조직 신뢰를 허물었다는 멍에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하나금융이 정말로 지켜야 했던 것은 사람도, 실적도 아닌, ‘공정’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켰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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