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구와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로 내년 국내 식품시장은 고령친화식품과 간편식(HMR)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8일 aT센터 그랜드홀에서 열린 ‘2020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에서 연자로 나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용선 박사는 이같이 밝혔다.
이용선 박사는 또 “2020년 원달러 환율은 1168~1220원 수준으로 전망되며, 엔화 및 위안화 대비 환율도 조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원화의 약세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선물가격은 대두, 옥수수가 소폭 반등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외 시장현황
국내 경기의 경우 경제성장 및 소비여건은 대체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국내 경제 성장률은 2.3%로 올해보다 0.2%p 내외 상승 가능성을 언급했다.
민간소비 증가율 역시 2.1% 내외로 특별히 좋아질 것 같지 않다며,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세계 경제성장은 소폭 둔화되고 식품시장 성장도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경제성장률은 선진국이 1.4%로 감소하나 개발도상국은 개선될 것으로 봤다. 신흥국의 경우 경제 성장률이 4.3%로 올해(4.1%)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식품시장 규모 증가율은 3.7%로 전년보다 0.1%p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식품 품목별 시장이슈
①장류
장류제조업은 2011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됐으나. 생산액은 7800~7900억원 선에서 정체 상태다. 중기적합업종 지정 후 장류 사업체 수는 2010년 1325개에서 2018년 2032개로 53.4% 증가했다.
지난 2018년 장류 품목별 생산액 중 간장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장류, 혼합장 생산액은 전년대비 각각 19%, 10% 증가했다.
반면 품목별 수출은 고추장 60.1%, 간장 26.3%, 된장 13.6% 순으로, 비빔밥 등 인기에 힘입어 고추장 수출액은 고공행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이 박사는 “한류, 교민시장의 확대 등에 힘입어 세계시장을 겨냥해 간장의 묽은 형태로 소스화 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②주류
포도주, 고량주 등 주류 수입증가세는 뚜렷한 반면 맥주 수입은 급감했다.
올 9월 말 현재 포도주 수입액은 전년비 7.0%, 고량주는 12.5% 증가세를 보였다. 중화권 음식점(마라, 훠궈 등)의 인기에 힘입어 고량주 수요가 증가 추세다.
그러나 2019년 9월말 현재 맥주 수입액은 전년대비 8.6% 감소했다. 이는 한일과의 관계 악화와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최대 수입국인 일본에서의 수입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③육가공업
올해 육가공업계의 이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었다. ASF 확산이 장기화 할 경우 육가공업계의 원료 확보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제품의 가격인상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살처분, 수매·도태 영향으로 12월부터 내년 4월 등급판정 마릿수는 전년보다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수입산 돈육 사용 증가로 2017년 기준 71.3% 수준인 육류가공품의 국산 돼지고기 원료 사용 비중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중국에서 ASF 영향으로 수입이 증가함에 따라 미국 및 유럽산 돼지고기의 수출 가격 상승으로 국내 수입 원가 역시 인상될 가능성, 국제가격 강세 지속으로 수입량은 전년 동기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수입산 돈육을 원료로 하는 육가공품의 가격 인상은 일정부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식품시장 전망
내년 식료품 제조업의 매출액은 올해보다 2.1% 증가한 83조7000억원, 음료품은 4.2% 증가한 1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박사는 내년 주목할 식품산업 업종으로 가정간편식(HMR), 소스류, 건강기능식품, 대체식품을 꼽았다.
①밀키트
가정간편식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밀키트’는 Meal(식사)와 Kit(세트)가 합쳐진 용어로, 레시피에 따라 미리 손질된 식재료와 소스가 한 팩에 들어있는 제품을 말한다. 밀키트 시장규모는 올해 200억원, 5년 후 70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②신선편이 과일·채소
신선편이 과일·채소의 경우 2020년 2602억원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선편이 과일·채소에 대한 B2C 및 급식 중심 B2B의 수요 증가, 급식·외식업에서 인건비 부담 증가, 조리시간 단축, 편리성 등의 이유로 신선편이 과일·채소 증가, 농림축산식품부가 시행하는 초등학교 돌봄교실 과일간식사업에 대한 지원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신선편이 과일·채소시장은 지속 성장을 도모 할 것으로 보인다.
③건강기능식품
국내 시장규모는 2018년 3조1000억원으로 전년비 13.5% 증가했다. 이중 수출액은 전년대비 16.9%, 수입액은 전년대비 17.0% 성장세를 나타냈다.
건강기능식품 중 홍삼, 개별인정형,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및 무기질, 밀크씨슬추출물 등 상위 5개 품목의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81.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장 건강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 증가에 따라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제품이 2018년 37.7% 성장해 2017년 4위에서 2018년 3위로 상승했다. 개별인정형 제품 매출액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건강기능식품은 2020년까지 제조업체의 GMP(우수제조기준) 적용 의무화에 따라 30% 정도의 업체가 정리돼 OEM업체로 흡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12월 일반식품 기능성표시를 위한 고시안이 마련되고, 내년 4월 기능성표시제도 세부내용을 고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반식품 업체의 인체적용시험 등 기능성표시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가 활발할 것으로 보이며, 건강기능식품업계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는 기능성원료의 일반식품 적용으로 인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기능성 실증자료의 과학적 수준 인정범위와 광고 실증프로세스의 시작주체 결정 등은 쟁점이자 풀어야 할 과제다.
④대체식품
세계 식품시장은 식물기반 대체식품 등 지속가능성, 건강 고려 제품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계 대체식품 시장규모는 2018년 96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2019~2025년 7년간 연평균 9.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체식품의 핵심기술은 식물이나 곤충에서 단백질의 추출(분리) 및 발효, 가공기술이다. 이에 식재료와 혁신기술 발전이 더해져 대체식품이 주목받고 있다.
이용선 박사는 “내년 국내 식품시장은 음료시장을 제외하고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대내외적인 요건이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관련업계는 차별화된 요소를 찾아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